가야금 산조의 맑고 우아함이 담긴 주택, 광주 산조 주택

Jihyun Hwang Jihyun Hwang
House of San-jo, studio_GAON studio_GAON Ca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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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적으로 볼 때 한국의 오래된 음악에는 이야기를 통해 한을 풀어내는 곡조가 많다. 직접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바를 음악에 담아 듣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춤을 출 수 있어 상당히 해학적인 특징이 있다. 이를 대표하는 민속악이 산조다. 19세기 말 조선이 쇠퇴해가고 있던 그때 즈음 새로운 시대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바로 그때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 만들어진 음악이 산조다. 기악의 독주로 천천히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게 기본이고 가장 오래된 산조는 가야금 산조다. 갑자기 음악을 얘기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산조를 콘셉트로 잡고 설계한 주택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산조에서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요일의 느낌을 받은 건축가가 선택한 방법이다. 

가야금 산조의 느낌을 담아 맑고 우아함을 담은 광주의 산조 주택을 살펴보자.  국내 Studio_Gaon 에서 설계했다.

< Photograph ⓒ 박영채 >

위치 및 간략한 건축 개요

오른쪽에는 무등산이 있고, 시내로 세 개의 강이 가로지르는 도시이자 빛고을이라는 별명을 갖는 광주에 세워졌다. 주택이 세워진 지대는 주변에 워낙 산이 많아 마치 여러 산이 어깨에 팔을 올리고 둘러싸는 느낌을 받는다. 전체 대지 면적 550㎡에 건축 면적은 49.23㎡의 규모다. 지상층 한 층으로 설계되었고, 철근 콘크리트를 기본구조로 시공됐다.

정면

노출 콘크리트로 완공된 외관은 특유의 연갈색 빛을 내며 주변의 초록빛과 잘 어우러진다. 이 주택은 서쪽에 놓인 산의 8개 봉우리가메인 전망으로써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볼 때 서쪽에는 큰 창을 설계하지 않는다. 오후의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자 남쪽에 큰 창을 내고 서쪽의 창문은 상대적으로 작게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주택은 조금 다르다. 건축주는 서쪽의 산봉우리를 집 안에서 항상 볼 수 있길 바랐고, 이에 따라 주택 서쪽 벽에 큰 창을 내는 설계를 진행해 독특한 외형을 선보인다. 작은 데크를 주택의 곳곳에 설치해 다양한 용도를 노려 작은 규모의 효율성을 높였다. 입구로 들어서면 굉장히 오래됐지만, 아직도 건강하고 단단히 뿌리박은 살구나무가 반긴다.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곳에 주택을 세울 결심을 내리게 한 요소 중 하나로 바로 이 살구나무가 손꼽아진다.

외부

주택을 둘러싸는 무등산은 사실 바위산이다. 그러다 보니 바위의 느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이 주택이 주변 환경의 맥락에 확실히 동화되는 방법도 없었다. 실제 이 주택의 앞마당에 바위가 있었다. 건축가는 큰 바위 아래(무등산)에 놓인 작은 바위(앞 마당)를 보며 어떤 식의 집이 설계되어야 할지 고민했다. 여유 있고 우아한 산조의 느낌에 바위의 재질을 더한 것은 그 때문이다. 단순한 건축 매스 덩어리가 아니라 데크 바닥과 주택을 잇는 듯한 ㄱ자의 기둥을 세워 외관의 다이나믹함을 더해 주변과 좀 더 잘 어우러진다. 더불어 ㄱ자 기둥은 허공에 사물을 댄 것과 같아서 햇빛에 부딪혔을 때 양과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인상적인 음영효과를 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노출 콘크리트인 탓에 얼핏 거친 듯하지만, 형태의 세련됨이 그마저도 매력적으로 표현될 수 있게 이끈다.

측면 – 1

실제 주택을 두고 가벽이 둘러싸는 느낌이 들어 주택의 내외부를 좀 더 흥미롭게 표현해냈다. 그렇다고 해서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가벽이 더해져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더해진다. 산의 봉우리를 전망으로 담기 위해 서쪽으로 낸 큰 은 바깥 풍경을 고스란히 담으며 밖에서 봤을 때도 주택의 모던함을 더해 매력을 더하는 요소로써도 작용한다.

측면 – 2

건축주의 마음에 들었던 오래된 살구나무와 산봉우리가 아늑한 느낌으로 주택을 지켜선다. 시원한 그늘과 함께 조용한 사색의 느낌이 담겼다. 마당 바닥에는 동선을 따라 연한 회색의 바위를 두어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경치를 눈과 마음으로 즐기며 산책할 수 있게 설계했다.

아래에서 올려 본 주택

하나만 보면 그저 거칠고 투박한 바위일 뿐이지만 하나하나 모아 쌓아올린 바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이고 우아하다. 주택의 하단이 지탱하고 있는 대지를 바위 울타리가 받치고 있는 듯한 형상으로 설계되어 안정적이고 고급스럽다.

실내

짙은 갈색의 나무 바닥과 큰 창을 둔 실내 공간이다. 건축주의 마음에 들었던 산봉우리가 큰 창을 통해 고스란히 담긴다. 나뭇가지와산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마치 동양화와 같이 서정적이다. 큰 창을 열면 작은 발코니가 있어 공간의 기능적인 다양성을 높였다.

집을 향하는 동선

집을 향해 걷는 조약돌 길이 가야금 산조의 한 음 한 음을 잇듯 여유롭고 조화로워 따뜻하다.  

외관 – 저녁노을

저녁노을이 질 즈음 8개의 산봉우리가 만들어내는 장관이 아름답다. 건축주의 요구가 고스란히 투영된 작지만 큰 기쁨을 안기게 된 주택으로 완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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