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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안뜰에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기는 저녁 식사는 언제나 기분 좋다. 때로는 한적한 오후에 이웃을 불러 차를 한 잔 마시거나, 친구와 함께 준비하는 조촐한 파티도 즐겁다. 작은 집이라도 아늑한 안뜰을 만든다면 자연의 빛과 바람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실내를 복층으로 계획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해보자. 바로 이번 기사에서는 포근한 안뜰과 기분 좋은 복층이 돋보이는 단독주택을 소개한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고밀도 주거단지에 줄지어 늘어선 단독주택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주거환경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다른 이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주택 외벽에 개구부를 적게 내는 방식을 선호한다. 일본의 건축사무소 Atelier Spinoza는 전형적인 일본 단독주택의 공간구성을 바탕으로, 거주자의 생활방식을 담아내는 집을 완성했다.
오늘의 집은 2층 규모의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이 늘어선 한적한 주거단지의 모퉁이 땅에 자리를 잡았다. 주택 옆에는 철도 건널목이 있고 철길을 건너는 도로는 사람이 자주 오간다. 건축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도로와 면한 외벽을 폐쇄적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폐쇄적인 입면은 답답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높게 창을 내 다른 이의 시선은 적절히 차단하면서 빛과 바람을 끌어들인다. 모두 거주자의 사생활은 보호하고 쾌적한 실내환경도 유지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 또한, 대부분 오늘의 집과 같은 배치에서는 안뜰을 계획하기 마련이다. 담백한 인상을 남기는 주택 전면 디자인이다.
이번에는 시선을 조금 돌려 주택 측면에 마련한 주차공간을 확인해보자. 차량 두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외부공간 옆의 외벽은 나무로 마감했다. 그리고 처마를 길게 내밀어 그늘을 드리우고 비를 피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처마와 벽이 만나는 모서리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해 세련되고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택의 현관은 매끄럽게 벽과 이어지고, 나무를 소재로 꾸민 외벽은 담백한 스투코 마감과 함께 독특한 대비를 이룬다. 차고형 주차공간은 아니지만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주차공간이다.
이번에는 주택의 내부공간을 살펴볼 차례다. 오늘의 집은 현관을 열면 4.7m 높이로 구성한 복층 생활공간을 만난다. 이렇게 실내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현관에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자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계단 널 아래를 비워두어 빛과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었다. 덕분에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대각선으로 실내를 가로지르는 벽에는 커다란 개구부를 냈다. 앞서 살펴본 외벽의 작은 개구부와 달리 탁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창이다. 문을 활짝 열면 거실과 나무 데크를 조성한 안마당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이를 통해 햇빛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거실을 마당까지 확장할 수도 있다. 활기 넘치는 복층 구조와 안마당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주택의 안마당에는 크고 작은 식물을 심어 자연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2층의 테라스와 함께 완만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계획한 안뜰에서는 가족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여유를 즐긴다. 또한, 개방적인 공간구성 덕분에 집 안 어느 곳에 가족이 있어도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이와 더불어 데크를 조성한 외부공간은 단 차이를 만들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유리창에 비친 하늘은 더할 나위 없는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티크 나무는 견고한 재질과 강한 내구성이 특징이다. 그래서 대부분 선박이나 주택 외부공간에 티크 바닥을 자주 활용한다. 오늘의 집은 이러한 티크 나무로 실내공간을 꾸몄다. 바닥의 원목 마루, 천장 마감재 그리고 선반과 조리대도 모두 티크 나무로 완성했는데, 나무의 색과 질감이 조금씩 다른 맛을 낸다. 천장 모서리의 간접 조명이나 얇은 철제 프레임으로 제작한 계단은 더욱 산뜻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빛이 닿는 벽은 흰색으로 꾸며 더욱 환하게 공간을 비춘다.
오늘의 집은 다른 일본 주택과 마찬가지로 작은 방을 다다미방을 꾸몄다. 흰색으로 벽을 마무리하고, 전통 창호를 낮게 내 온화한 공간감을 조성한다. 그리고 천장은 티크 나무로 마감하고 옆의 선반도 같은 재료로 제작해 인테리어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만약 한국의 단독주택에서 전통건축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싶다면, 평상이나 누마루 같은 공간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전통의 생활공간과 현대인의 삶이 만나는 순간에 어울리는 디자인 아이디어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올라가 2층 실내공간을 확인해보자. 오늘의 집에서 2층은 자녀의 공부공간 겸 어른의 업무공간으로 꾸몄다. 복층 거실을 향해 선반을 놓아 독서를 즐기거나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또한, 아래층의 가족과 언제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소통에도 좋은 공간 배치다. 어디에 있어도 서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물론 자연스럽게 입체적인 공간도 돋보인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1층과 마찬가지로 티크 나무를 주로 활용해 꾸몄다.
그럼 오늘의 집처럼 테라스의 장점을 살린 또 다른 단독주택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