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이 새겨진 가구들과 벽, 무게감이 느껴지는 거칠고 투박한 마감, 그리고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깊이 있는 멋스러움에 매력을 느낀다면 오늘 소개하는 주택에 주목해 보자.
일본의 홈 빌더 DWARF에서 선보인 주택 T's house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컨셉으로 낡은 것들이 보여 주는 와일드하면서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미학을 담아낸 집이다. 나무와 벽돌, 그리고 철재 등의 산업 소재와 빈티지 소품을 집안 곳곳에 사용해 인더스트리얼 특유의 담백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이면서도 장식 효과까지 놓치지 않는 인더스트리얼 주택. T's house의 완성도 높은 스타일링 아이디어를 하나씩 소개한다.
주택 외관은 가볍고 경쾌한 느낌의 목조형태이다. 기본 주택 골격 위에 다양한 동선의 외부 공간을 덧대어 휴식 및 놀이와 사교 공간 등 다양한 야외 생활 공간을 추가했다. 평상과 테라스, 그리고 그 테라스에서 위 테라스로 이어지는 사다리들의 연결이 유쾌한 놀이 집을 연상시킨다.
집 주변의 울타리는 낮게 설치해 시원하게 트인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각 발코니와 1층 마당에는 우드 패널을 가로로 길게 덮는 듯 연결해 놓아 개인적인 공간을 보호했다. 가리고 보이는 것의 균형이 절묘하게 떨어지는 외관 디자인이다.
집 안으로 들어서는 현관부터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다양한 질감의 우드와 벽돌의 만남은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아이러니한 매력을 보여주며 원래 소재가 주는 인테리어 느낌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우드가 주를 이루는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각각 네 가지의 다른 성질이 사용되며 장식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클래식한 우드 바닥에 낡은 표면의 화이트 우드 패널, 그리고 산업 소재 느낌의 색감이 강한 벽면과 러스틱 스타일의 우드 양 문이 어우러지며 개성 만점의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무심하게 툭툭 던져 놓은 듯한 인테리어가 오히려 더 섬세하게 느껴지는 거실의 모습이다. 인더스트리얼의 상징과도 같은 소재, 철재가 더해진 거실은 현관보다 더욱 와일드한 분위기로 다가온다.
철제 벽난로 받침과 벽을 위한 단열 소재로 벽돌을 선택하고, 2층에철제 난간과 철제 미닫이문을 설치한 후 자연스럽게 전체 공간에 노출한 점이 인상적이다. 산업화 시대의 한 자락을 잘라온 듯 실감 나는 스타일링 아이디어가 강한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는 다양한 소품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T's house는 모든 공간에 걸쳐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세심하게 소품을 배치했다.
재미있는 점은, 세 개의 서로 다른 액자,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는카페트와 쿠션 등이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소품이나 가구와의 조화로 새로운 미적 감각을 유도해 낸다는 것이다. 소품을 고르고 배치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소품들 간에도 자연스러운 화음이 울리도록 컬러와 소재, 위치 선정에도 신중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드와 벽돌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멋스러운 빈티지 소품들로 꾸민 주방과 식사 공간은, 마치 자유로운 분위기의 펍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방은 대면식으로 설치해 뒷면으로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거실과 식사 공간으로 시야를 확보했다.
조명과 식기 등은 옥색과 아쿠아 블루 톤으로 통일해 자칫 어둡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에 화사한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모든 방향으로 군데군데 배치한 화초 역시 생동감 있는 공간을 표현하는데한몫을 한다.